놀라운경험

개인 적인 2018.01.09 10:34

이른 아침 마케팅으로부터의 디자인요청. 9가지 버전의 간략한 flyer templates.

PDF 로 진행한 이전의 문서가 수정이 힘드니 Word format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.

'ㅇㅋ, 뭐 어렵지 않지'


역시나 참조할 이미지도 텍스트도 없이 각 문서의 제목만 딸랑 9개... 

이런게 익숙해진 내가 싫지만 짬이 있으니 당황하지않고 자연스럽게 작업 시작.


거지같은 요청에 반사! 하듯 해당이미지 9개만 딸랑 보낼 수 있었지만 어차피 돌아올 걸 알기에 정말 친절하게


해당 문서의 배경이미지를 안착, 

문서 제목의 포지셔닝 및 텍스트의 스타일 설정.

본문의 자리와 메인헤딩 서브헤딩 스타일 설정.

푸터의 스타일링 등


그냥 글자만 바꾸면 되는... 그정도의 친절한 워드문서를 만들어 그문서와 나머지 배경이미지들을 첨부하여 메일을 보냈다.


역시 한국인 손빠른건 당연. 수십분내에 끝내버리고는 '오늘 일은 이정도로 하자 ㅎㅔㅎㅔ' 하고 시간을 보내던 중 마케팅에서 답신이 왔다. 응? 뭔가 잘못됐나?? 

확인해 보니 긴~ 장문의 텍스트가 가득.


Marketing : 정말 빠르구나 고마워, 그리고 이것도 좀 문서에 넣어죠.

Me : 응?... 템플릿 봐봐, 니가 그냥 써 넣으면 돼.

Marketing : 도와 줄 수 없어?

Me : ... 할 순 있는데.. 왜? 너 바쁘니?

Marketing : ㅇㅇ 나 회의가 곧 있어서 들어가봐야해.

Me : ... 긴급한게 아니면 회의 끝나고 한번 해봐. (지지않음)

Marketing : 그래 알겠어, 쉽지 뭐 고마워.

Me :  ㅡ.ㅡ (쉬우면 니가...즌즉에...)


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시간도 남고... 또.. 바쁘다는데... 물론, 이런건 해주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또 마음이 쓰여서 텍스트를 다 넣어주고는 살짝 다듬어 다시 보내줬다... 그래봐야 10분도 안걸리는 일이니까. 그런데,


Marketing : 이거 다른 본문도 메일 줄테니까 나머지 8개 문서도 해줄래?

Me : ㅡㅡ#(슬슬 올라옴) 미안, 나중에 수정할일도 있고 하니까 템플릿으로 너희가 하는게 좋을것 같아.

Marketing : 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Me : 배경만 바꿔치기 하고 텍스트만 바꾸면 돼.

Marketing : 그래 알겠어.


몇 시간 후.


Marketing : 그럼 템플릿에 배경만 바꿔서 나머지 8개만 만들어줘

Me : (장난하나...) 내가 이미지 보내줬잖아 그거 그냥 바꿔 치기 하면돼... 너.. 혹시 워드 쓸 줄 모르니?

Marketing : 응, 못해. 해봤는데 모르겠어.

Me : .........(싸늘하다)


워..드...를.... 못한다는게...말이...되...나...?;; 대학교를 졸업했으면 논문도 썻을테고... PT도 했을테고... office job 인데... 이게 말이..되나...?? 아니 모르면 구글검색을 해도 되고...내가전에 니자식이 모니터 화면에 A4용지를 대고 표 간격을 맞출때부터 느낌이 쎄하긴 했었다만...


나랑 싸우자는건가했었는데 사실은 아에 몰랐던거다. ㅎㅏ...


Me : 자, 봐봐.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게 잘보고 따라해. 이건이렇게 저건 저렇게...

Marketing : Thank you so much! You are good man! ^^


하... 그래... 귀엽다... 정말 놀랍지만 신입이고 하니까 봐준다... 한국같았음 넌...

아직도 이런식의 대화가 적응이 안되지만 이게 다른 나라 사회의 방식인거 같아 아직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 많구나 하는 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싶다. 호주 직장생활의 실상ㅎ


걍 빨랑 집에나 가고싶다.